https://s3-us-west-2.amazonaws.com/secure.notion-static.com/fc7aa9e0-ee8a-48ea-b85b-46ca0d0f3bd2/common.jpg

결말을 아는 캐릭터의 숨겨진 서사를 본다는 것은

존버 끝에 드디어! <블랙 위도우>가 개봉을 했습니다! 상영관에서 눈물을 펑펑 쏟다 못해 음소거 모드로 오열하며 나타샤(스칼렛 요한슨)를 보냈거늘😭 이제서야 솔로 무비가 나왔어요. 저는 쏘쏘 무난,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전에 나왔어야 했어요...

<블랙 위도우>의 시점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직후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전까지입니다. 레드룸에서 인간병기로 자랐고, 그곳을 탈출해 쉴드 요원이 되고, 또 어벤져로 살다 간 나타샤(냇)의 과거 일부를 볼 수 있어요. <어벤져스>에서부터 대사로 간간히 등장했던,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만 알고 관객들만 계속 몰랐던 ‘그 부다페스트 작전’에 대한 떡밥도 이제서야 풀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뉴 페이스, 옐레나(플로렌스 퓨)의 본격적인 MCU 합류를 암시하며 끝나요.

마블 인트로가 뜨자마자 가슴이 벅차오르더라고요. 너바나의 명곡 ‘Smells Like Teen Spirit’의 커버와 함께 시작된 오프닝과 부다페스트에서 재회한 나타샤-옐레나의 육탄전까지만 봤을 때는 제2의 윈터솔져 급 영화가 나오는 건 아닌지 설레발을 치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딱 그 이후부터 좀 아쉬워지더라고요. 빌런의 약한 임팩트도 그렇고, 개취로는 멜리나 캐릭터 활용도 살짝 아쉬웠어요. 레이첼 바이스를 캐스팅해놓고 그렇게밖에 못 쓰다니🤔 개취로는 냇이 레드룸에서 훈련받고, 쉴드로 넘어가는 그때의 이야기를 프리퀄처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제가 이렇게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 건, 10여 년 만에 처음 나온 솔로 무비지만 이미 이 캐릭터의 결말은 정해진 상태고, 그래서 더욱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된 헌사나 고별사를 해줬으면 했는데 그러지는 못한 것 같아서 그래요. 마지막에 그 조끼를 입고 퀸젯을 타고 떠나는 냇의 모습과 결국 되돌아오지 않는 휘파람 소리에 먹먹해진 건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이제는 떠나고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캐릭터의 숨겨진 서사를 보는 것은 기쁘면서도 슬프더라고요. 많은 팬들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언니 내가 진짜 3000만큼 무튼 많이 좋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