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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오랜만에 추억의 명작을 감상했어요. 갑자기 지브리 애니메이션 생각이 나서 냉큼 넷플릭스에서 <모노노케 히메>를 봤습니다. 지브리에는 수많은 수작이 있지만, <모노노케 히메>는 단연코 그중에서도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고 걸작이라고 봐요. 웅장한 스케일,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미지, 각 캐릭터의 서사와 현실적인 결말, 그리고 음악까지. 정말 완벽을 넘어 그저 갓벽합니다.

먼 옛날, 숲에 태곳적의 신들이 살고 있던 시절. 에미시 일족의 후계자인 주인공 아시타카는 재앙신이 된 멧돼지 신이 마을을 습격하자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멧돼지 신을 죽여요. 하지만 재앙신에게 닿았던지라 저주에 걸려 죽을 운명을 떠안게 되고, 마을을 떠나 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혹시 운이 좋아 저주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시타카는 여행길에 인간과 신의 싸움에 대한 소문을 듣고 사슴 신 시시가미의 숲을 찾아가요. 그리고 거기서 들개 신 모로의 딸 ‘모노노케 히메’ 산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중재자가 됩니다.

<모노노케 히메>는 소년 아시타카와 소녀 산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거기에 인간과 자연의 대립을 넣되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는 구조를 짜고, 결국 중요한 건 더 나은 세상,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마음가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요. 근데 넷플릭스 자막 번역이 좀 아쉽긴 하더라고요. 일본어 실력이 비루하긴 한데,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 그런가 아시타카 말투를 제대로 못 살린 거나 작중 중요한 대사들이 반토막난 게 보여서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아시타카는 정말 언제 봐도 옳습니다. 아시타카를 만난 순간, 제 지브리 끝사랑은 아시타카로 정해졌어요. 얼굴 잘하고요. 문무를 겸비한 완벽한 영웅이라 전투력도 작중 최강이고요. 인품은 그저 기립박수. 정의롭고, 선하고, 고뇌는 하지만 멘탈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무결점 사기캐가 바로 <모노노케 히메>의 주인공입니다. 위에 쓴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라는 제목도 아시타카의 명대사에요. 지브리 남주 올타임 넘버원은 아시타카라는 소신 발언을 오늘도 외쳐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