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RjeySI15WfU&feature=youtu.be

이런 형벌이 실제로 도입된다면

두 번째 예또 픽은 올해 tvN 단막극 <더 페어>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을 여러 번 곱씹게 만드는, 무겁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었어요. 드라마는 새로운 형벌 제도인 VCP(가상 범죄 프로그램)로 살인범을 단죄하려는 주인공 류희선(남규리)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VCP는 피해자가 겪은 고통과 공포를 가해자도 똑같이 겪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개발 후 좀처럼 집행되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재판부가 7번의 살인을 생중계한 고도영(차학연)에게 VCP 집행을 선고합니다. 고도영은 죄책감이라곤 전혀 없었는데 VCP 집행 이후 태도를 바꾸기 시작해요. 죽는다는 공포와 고통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희선과 대척점에 선 남주철(최병모) 박사는 VCP가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해 희선을 말려야겠다고 결심해요. 그는 원래부터 범죄자들이 교화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던 쪽인데, 희선의 아픈 과거를 알고 충격과 혼란에 빠집니다.

인면수심의 범죄자들이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긴 할까요? 요즘 넘쳐나는 흉흉한 뉴스를 보면서 실제 VCP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난 아직도 지옥인데 왜 당신은 거기 있냐"고 울부짖던 희선을 생각하면 이런 형벌이 필요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우린 그들보다 나아야 하지 않냐"고 했던 유족의 대사도 같이 떠올랐어요. 양가감정에 마음속은 복잡해졌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작품이었어요. 궁금하시다면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 8화를 보시면 됩니다.